2019
감독 : 줄리아 레이처드
중국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벌어지는 일
'아메리칸 팩토리'는 오바마 부부의 제작사가 만든 다큐멘터리이고, 아카데미 수상도 했다고 해서 큰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GM공장이 문을 닫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곳은 중국의 자동차 유리업체가 투자함으로써 'Fuyao'라는 공장을 새로 만들게 되고 사람들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됩니다. 그 공장 안에서 미국과 중국의 여러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진행됩니다. 미국과 중국인의 노동에 대한 견해가 많이 다릅니다. 중국 본사에서 나온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자들을 가르치고, 미국 노동자들이 중국 노동자만큼 업무 생산성이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몇몇 미국 노동자들이 중국 공장에 견학 중에 기이한 장면들을 보게 됩니다. 아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중국 노동자들이 모여서 구호를 부르는 모습.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깨진 유리를 선별하는 작업자. 안전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정시 퇴근하여 저녁시간이 있는 삶을 원하는 미국인들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런 미국인들을 보고 중국인들은 미국 작업자들이 말이 너무 많고 느리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사람들이 처음에는 반겼던 직장이였으나 시급도 너무 적고 일하면서 다치는 일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중국 직원이 화학약품을 강가에 버리는 일도 발생합니다. 'Fuyao'라는 공장은 직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노조를 결성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장은 노조를 원하지 않습니다. 노조가 생기면 일의 효율이 떨어지고 귀찮은 일도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노조를 찬성하는 직원들을 회사 측에서 해고하기도 합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 직원들도 노조를 만들면 월급이 올라가고 휴일을 더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다가 자칫하면 가족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그들은 당장 눈앞에 감수해야 할 일들이 두렵기 때문에 앞장서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국가별 노동 문화에 대한 나의 생각
중국 노동자들이 일하는 방식은 과거의 한국과 다소 비슷해 보였습니다. 오히려 한국이 중국에 공장을 지었을 때 한국은 중국 노동자들을 답답하게 여겼습니다. 중국의 공산당 때문에 해고도 불가하고 노동시간도 한국보다 더 철저히 준수했어야 했습니다. 회사에 충성심이 넘치는 중국 노동자에 반해 미국은 회사를 그저 돈 버는 수단이자 본인의 자아를 실현할 기회 정도로 생각하며 회사에 충성을 다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요즘의 한국은 미국의 노동자들과 생각이 비슷해진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의 중심 논의였던 중국의 효율성과 미국의 자율성. 어떤 것도 맞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노동 문화의 차이도 느껴졌지만, 결국에는 나라가 아니라 입장 차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영화는 중립을 지키는 인터뷰 방식 덕분에 개개인의 입장을 이해하게 합니다. 덕분에 논쟁에 대해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중국 제조업 성장의 바탕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큰 희생이 있었습니다. 인권, 자유, 이익 등 많은 것을 희생하여 만든 결과물이겠지요. 모든 나라에게 해당되는 사항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주 5일 근무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쟁을 해왔는지 모릅니다. 불과 부모님 세대로만 가도 토요일 근무가 당연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상 마지막에 공장의 재정은 이익으로 돌아섰고 시급도 14달러로 인상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직원이 "직원 4명을 해고할 것이다. 자동화 장비로 대체할 것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로봇으로 인하여 많은 공정과정이 자동화되면서 앞으로 실직하게 될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집니다. 앞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인지 씁쓸한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주의를 기울이며 대처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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