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붕괴에 배팅하다
펀드 매니저로 일하는 마이클 버리. 미국의 주택 시장이 한참 성장하던 2005년, 미국 사회에서 1930년대의 주택 버블 붕괴와 유사한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을 감지한다. 채권을 구성하는 모든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현황을 조사하던 마이클 버리는 머지않아 채무불이행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미국의 주택시장이 무너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는 자신의 예측을 믿고 고객들의 돈을 끌어모은다. 골드만삭스, 도이체뱅크, 베어스턴스와 같은 은행을 찾아가 없던 상품을 만들면서 모기지 채권의 공매도에 투자한다. 주택시장에 대해 일말의 걱정도 없었던 은행들은 그의 제안을 덥석 물고 신용부도 스와프 계약을 맺는다. 13억 달러라는 큰 규모로 투자가 진행되면서 월가의 여러 곳으로 소문이 퍼져나가게 되고 돈 냄새를 맡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홍보를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히 한번 더 겹치면서 자레드 베넷의 어시스턴트가 잘못 건 전화를 통해 모건스탠리의 산하에서 펀드 회사를 운영 중인 마크 바움에게도 이 정보가 흘러간다. 마크 바움과 그의 팀원들은 ABX 지수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가치가 작년보다 떨어진 것을 알아챈다. 그들은 즉시 자레드 베넷에게 연락해 미팅을 제안한다. 제이미 시플리와 찰리 겔러는 자본금 11만 달러를 4년 만에 3000만 달러로 자산을 늘린 젊은 투자자이다. 그들은 JP모건을 찾아가 ISDA계약을 맺고 더 큰 판에서 투자를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운용하는 자산이 기준 자산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을 알고 크게 좌절한다. 그리고 JP모건의 로비에서 투자르 받지 못해 버려진 투자제안서를 들춰보던 그들은 우연히 주택시 자으이 붕괴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견한다. 그 보고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투자를 진행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고향에서 알고 지낸 이웃이 벤 리커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진직 트레이더였던 벤 리커트는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모기지 채권에 대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한편 자레드 베넷에게 상품설명을 들은 마크 바움과 동료들은 자레드 베넷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그들은 직접 주택시장을 알아보기 위해 마이애미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실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기지의 상환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사람들은 상환을 포기한 채 집을 두고 떠나는 일이 빈번했고 키우던 강아지 이름으로도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대출을 받은 대다수 고객들은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뭔지도 잘 몰랐다. 마크 바움은 즉시 자레드 베넷에게 연락해 그가 제시한 공매도를 진행하기로 계약한다. 시간이 흘러 2007년, 마이클 버리의 예상대로 서브프라임의 모기지 상환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서로 알진 못하지만 한배를 타고 있던 그들은 시장이 예상대로 흘러가자 통쾌한과 함께 착잡함을 느낀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과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모기지 채권의 가치는 하락하지 않는다. 은행을 그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썩어있었다.
영화를 보고 느낀 투자에 대한 태도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대출이 이루어졌는지, 모두가 주택시장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영화 말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사태와 관련해서 단 한 명만이 옥살이를 했을 뿐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었다. 거기에 더해 사태 이후 은행에서는 나라에서 받은 두둑한 지원금으로 성과급 파티까지 벌였다고 하니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나랏일 하는 거 보면 속상할 때가 많다. 영화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성을 간파한 인물은 마이클 버리가 유일했다. 이후 우연히 다른 세 집단이 이를 알게 되어 무임승차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주택시장의 붕괴를 미리 알아차린 과정보다 이를 대하는 각자의 태도가 더 중요한 부분이다. 찰리 겔러와 제이미 시플리가 막대한 수익을 얻은 것에 환호할 때 그들은 나무라는 벤 리커트나 마지막 순간까지 이사태를 일으킨 장본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며 매도를 미루는 마크 바움의 모습을 보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가장 먼저 붕괴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는 계약 파기를 막기 위해 투자금 회수를 동결하거나 이로 인해 고소까지 당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을 믿고 버틴 끝에 엄청난 수익을 기록한다. 앞선 두 사람이 스스로의 양심과 싸웠다면 마이클 버리는 스스로의 판단과의 싸움이었다. 영화의 막바지에 이르러 최종 수익률을 화이트보드에 적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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